2016년 6월 2일 목요일
시귀 1 [오노 후유미]~
시귀 1 [오노 후유미]일본 호러 소설계 전설의 걸작, 14년만의 완역본 발간!1998년 일본에서 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일본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오노 후유미의 화제의 걸작 장편 [시귀]가 14년만에 북홀릭에서 완역본으로 발간된다. 작품 전체가 치밀한 구조로 짜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1999년 국내 발행(들녘) 당시 상당 부분이 축약되어 발간된 바 있던 [시귀]가 드디어 완전한 모습으로 국내 팬들과 만나게 됐다.동양의 정서로 변주된 흡혈귀가 빚어내는 서늘한 공포.전나무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 소토바.주민 수는 불과 천 명 남짓, 낡은 인습에 얽매인 작은 사회 소토바에 수수께끼의 외부인 가족이 이사 온다.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새 이웃에 대한마을 사람들의 궁금증이 커져 가는 가운데,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이 마을 안에 퍼지기 시작하는데……한 흡혈귀 가족이 마을 안에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이 작품은 그간 흔히 접했던 서양의 뱀파이어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동양의 집단 정서를 배경으로 하는 ‘시귀屍鬼’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나의 절대 악으로서 등장해 주인공들의 협공에 의해 소멸하고 마는 기존의 흡혈귀 이야기들과는 달리 [시귀]는 인간의 공동체 의식과 그 안에서 소외된 자의 고독함, 그리고 집단을 벗어난 자에게 가해지는 집단의 잔혹성 등을 심도 있게 묘사하며 새로운 차원의 인간 근원에 대한 공포를 묘사한다. 감정이 있고 자신이 소속될 사회를 원하는 시귀의 모습과 시귀를 처단하려는 인간들의 잔혹한 사냥 장면 등은 기존의 흡혈귀 이야기와는 다른 생각할 거리를 독자에게 던진다.‘만약 흡혈귀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 완벽하게 묘사된 가상의 사회.하나의 주인공을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귀]의 진정한 주인공은, 작품의 배경인 작은 공동체 사회 ‘소토바’라 할 수 있다. 외부인을 철저히 배제하는 끈끈한 공동체 사회 소토바를 배경으로 이에 소속된 자와 소속되려는 자, 벗어나려는 자와 놓아주지 않으려는 자의 갈등이 밀도 있게 펼쳐진다. 또한 시귀가 되는 인간의 시신에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들, 다시 돌아온 죽은 이를 대하는 남겨진 가족들의 모습 등 ‘만약 정말로 죽은 이가 다시 무덤에서 일어난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작가는 흡혈귀 괴담에 마치 내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인 듯한 사실감을 부여한다. 지극히 일본적인, 그러나 지극히 인간적인 ‘흡혈귀가 침입한 인간 사회’를 창조해 낸 오노 후유미의 세밀한 필력은 발간 즉시 베스트셀러라는 독자들의 즉각적인 답변으로 입증되었다.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야마모토 슈고로 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일본 호러 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은 [시귀]는 [봉신연의]로 유명한 인기 만화가 후지사키 류에 의해 2008년 만화화되어 다시 한 번 인기를 끌었고, 2010년에는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초판 발행 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미디어로의 재창출을 통해 이야기가 가지는 본연의 강렬한 힘을 계속적으로 입증한 [시귀]. 단순한 공포를 넘어선,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지며 바로 곁에 있는 듯한 생생한 공포를 창조해 낸 작가의 신묘한 솜씨를 이제 직접 확인해 보자.“먹잇감을 가여워할 필요는 없어. 이건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당연한 일이니까. 그건 인간이 생명을 사냥하는 것과 완전히 같은 것이야. 시귀와 인간의 관계는 특수해서 특별히 잔인한 일이라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이 생명을 사냥하는 것과 똑같이 잔인하고, 똑같이 당연한 일이야. 조금도 다르지 않아. 우리는 시귀고 여기는 사냥터야. 인간은 먹잇감. 그 이상의 의미 따위 없어. 그저 우리의 먹잇감은 무척 강하고 교활해서 방심하면 역습당하지. 인간의 짐승 사냥 이상으로 위험한 사냥이야. 그러니까 주의가 필요해. 조심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가 없어.”“하지만…….”“우리도 죽고 싶지 않잖아. 당신도 그렇지?”토오루는 고개를 떨구었다.“죽고 싶지 않으니까, 결국 지금도 먹잇감을 덮치는 거지?”“……맞아.”토오루는 얼굴을 감쌌다. 오열이 새어 나왔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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