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1일 화요일

소녀처럼 2 [김하인]~

소녀처럼 2 [김하인]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국화꽃향기』, 그리고 『아침인사』 『일곱송이 수선화』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통해 갈수록 경박해지고 불온해지는 사랑의 진정한 회복과 그것의 위대한 가치를 일깨워준 이 시대 최고의 감성 작가 김하인이 이번에는 순정하고 깨끗한 열여덟 살 소녀와 젊은 119 구급대원의 사랑이야기를 들고 다시 독자들을 찾아간다.이 소설은 운명적인 단 한 번의 사랑을 통해, 자기 앞의 생을 긍정하고 완성해 가고자 하는 소녀와 그 소녀의 사랑을 온몸을 불사르며 받아들인 한 청년의 거룩한 순교의 기록이다. 독자들은 이 조건 없는 헌신과 비원이 가득한 사랑의 풍경을 접하면서, 왜 숭고한 사랑이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을 발하면서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무의 빛이 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랑이 소멸하지 않고 영원하게 기억되면서 세상에 소금과 같은 귀한 양식으로 남게 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김하인이 조심스럽게 전파하고 있는 메시지는 '사랑이란 곧 생명에 대한 존중에 다름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이 소설 속의 사랑은 가르친다. 사랑은 조용히 소리 없이 다가가서 그 사람의 삶을 흔들어 깨우고, 그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사랑의 완성을 위해 온몸을 아낌없이, 주저 없이 던지는 것이라고.이와 같은 메시지는 후기 산업사회, 고도의 테크놀로지에 의해 일방적으로 구획되는 현대에 이르러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인명 경시 및 황금만능주의의 풍조는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 현대인들은 정신과 생명의 소중함을 모른다. 물질적인 풍요를 바탕으로 감각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김하인은 하지만 사랑에 대하여 일관된 옹호를 펼친다. 그는 일회적인 사랑, 그리고 터무니없는 감상과 냉소에 치우친 사랑의 불구적 조건들을 모두 딛고 사랑의 참된 존재 의미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경험이 많은 조 간호사는 B실 시트에 드러누워 찡그린 그의 와이프와 더 인상이 찡그러진 박 대원을 번갈아보며 입이 퉁퉁 부어 있었다. 무슨 자기들 혼자만 애 놓나. 왜 이렇게 산실에서 시끄럽게 구는 거야, 하는 표정으로 찬바람을 쌩 일으키며 대기실을 나가버렸다.제기랄! 너도 아까 봤지? 저래서 난 간호사와 의사 같은 흰가운입은 인간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도무지 사람 같잖아서.십여 분 간 와이프가 누운 병실에 있다가 장모가 집에 남긴 메모를 보고 병실로 들이닥치자 바통 교체하듯이 복도로 걸어나온 박진수는 재석을 보고 투덜거렸다.감정 없는 쌀쌀맞고 불친절한 인간 대표로 박 대원은 병원 근무자를 꼽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로서도 할 말이 많을 거다. 감정적으로 일하면 하루도 못 가 뻗어요. 라거나 도저히 일 못합니다.(/ p.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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