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5일 수요일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운동회 [아카가와 지로]~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운동회 [아카가와 지로]어리바리한 형사 ‘가타야마’와영특한 고양이 ‘홈즈’의 기묘한 사건들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 운동회상상을 초월하는 캐릭터, 그리고 고양이 경찰관을 주인공으로 한 추리소설은 아주 많지만, 이 정도로 파격적인 형사는 드물 것이다.덩치는 커다랗지만 맥주 반 컵에 다운! 게다가 여자에게 다가가면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고, 때론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여성 공포증이 심하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도 벌벌 떨고, 운동신경도 날카롭지 못하다. 덤으로 피를 보면 빈혈을 일으킨다고 하니, 정말이지 이 형사 굉장하다.형사가 전혀 적성에 맞지 않는다. 다만 형사였던 아버지의 ‘훌륭한 경찰이 되어라.’라는 유언을 우직하게 지키고 있을 뿐으로, ‘이거라면 피비린내 나진 않으니까 너한테 딱 맞겠지.’ 하고 상사가 신경을 써 줘야 할 정도로 얼빠진 형사인 것이다.그런데 그런 가타야마가 어려운 사건을 보기 좋게 해결해 버리니, 세상 참 재미있다. 그렇기는 해도, 추리소설 팬 ─ 그것도 명탐정이 등장해서 쾌도난마처럼 명 추리를 전개하는 본격 퍼즐러를 좋아한다는 가타야마가 혼자 힘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쾌도난마처럼 명 추리를 전개하는’ 것은 놀랍게도 삼색털 고양이이다. 믿기지 않는 독자는 이 명콤비의 데뷔작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를 읽어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삼색털 고양이 홈즈가 모든 사건의 열쇠를 가타야마에게 알려주는데, 그 삼색털 고양이의 이름이 ‘홈즈’다. 그렇다면 가타야마가 ‘왓슨’ 역인 건 당연하다. 따라서 그가 조금 얼이 빠져 있는 건 어쩔 수 없다.‘삼색털 고양이 홈즈’는 우선 배색이 독특하다. 등은 대부분 다갈색과 검은색이고, 배 부분은 흰색, 앞발 오른쪽은 새카맣고, 왼쪽은 흰색이다. 콧날은 오뚝하고, 팽팽하게 뻗은 수염은 젊음이 넘치는 듯하다. 얼굴은 거의 정확하게 흰색, 검은색, 갈색의 세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몸은 날씬하고 털은 비단 같은 광택이 있다.첫 주인이 ‘홈즈’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그는 그다지 홈즈의 추리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고양이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인간을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거나, 자궁 적출 수술을 했기 때문에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등으로 말하지만, 홈즈의 숨은 능력까지는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 홈즈에게는 역시 왓슨이 필요하다. 그렇듯이 명탐정의 추리를 읽으면서, 그 지시에 충실하게 따르는 인간을 빼놓을 수 없다. ‘가타야마 요시타로 형사’야말로, 여기에 발탁될 수 있는 알맞은 조건을 갖고 있다.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의 크고 호리호리한 체격, 조금 처진 어깨, 눈도 코도 둥그스름한 온화한 얼굴, 여성 공포증에다 피를 보면 기절하기 때문에 ‘아가씨’라고 불릴 정도로 여성적이다. 그런 가타야마이기 때문에 홈즈의 우는 소리나 바지를 끄는 동작에 관심을 갖고, 거기에서 계시를 얻기도 하는 것이다.저자는 처음에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한 권으로 끝내려고 ‘홈즈’를 등장시켰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그것은 아카가와 지로를 전업 작가로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출발한 것이, 이제는 시리즈가 되어 독자 여러분을 만나고 있다.저자 자신이 “이렇게 오랫동안 쓸 줄은 몰랐다. 지금은 가타야마, 하루미, 이시즈와 함께 펜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동적으로 움직인다.”고 할 정도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기다릴 뿐이다.세계의 명탐정 대열에 낀 ‘삼색털 고양이 홈즈’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삼색털 고양이 홈즈다. 얼마 전에 어딘가에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청중 한 사람이 “오호, 영국에도 홈즈가 있습니까?”하고 질문했다. 그 사람(일흔 살 정도의 여성)은 영국의 명탐정이 아니라 일본의 탐정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생각으로 그곳에 온 것이었다. 베이커 가의 명탐정도 지금쯤은 틀림없이 “이것만은 나도 예측하지 못했네, 왓슨.”하고 쓴웃음을 지었을 게 틀림없다.는 이 시리즈의 첫 단편집이다. 영국의 홈즈가 장편이 아니라 단편으로 이름을 획득한 것을 생각하면, 우리의 삼색털 고양이 홈즈도 이 단편집으로 명실 공히 세계의 명탐정 대열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궁의 홈즈는 주로 런던을 무대로 1877년에 등장하여 1903년에 은퇴할 때까지 26년 동안 58사건, 그리고 은퇴 후에 2사건 - 모두 60사건을 해결했는데, 삼색털 고양이 홈즈는 데뷔 이후 10년도 안 되어서 20여 건의 사건을 해결했다. 수필집에서 임시 출연을 더하면 그 등장 횟수는 선배 홈즈를 상회할지도 모른다.(/ 고하라 히로시(시인)의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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